◈*알콩달콩*◈

양은냄비

설렘. 2008. 3. 17. 17:03

 

어떤 식당에 갔더니 글쎄

노오란 양은냄비에 음식이 담겨져 나오는거예요.

그를 보자 함께 갔던 언니가 반색을 하면서

자기는 이 양은 냄비가 너무나 좋다는 것입니다.

 

가벼우니  한손으로 들어도 손목에 부담이 안가고

급할때는 빨리 끓어줘서 이쁘고(?)

실컷 부려먹는 것도 모자라 가끔  바닥에 떨어트린다 해도

웬만해서 깨지지도 않고  얼마나 실용적이고 편리하냐면서

양은냄비 예찬을 하는데..

 

설렘이는 반대적으루다가  

그 물건이 무게없이 너무 가벼워서 싫고 

국물 요리라면 오랜시간 은근하게 끓여야만 구수하고 맛있는데

이건 뭐 ~ 불에 오르자마자 후다다닥 끓어올랐다가

내려오면 금새 식어 버리니 그 성급한 성질머리도 맘에 안들고

딸그랄딸그락 시끄럽게 얇은 냄비 뚜껑 부딪치는 소리도 싫고~

그러므로 영양가 없는 양은냄비는

아예  엿 바꿔 먹는게 남는거라며 우스게소리로 한마디 던졌는데~~

 

요즘 그릇가게에 가보면 크고 작은 양은냄비가

제법 근사하게 진열되어 있는것이 보이더라구요.

빨랑빨랑~~~ 후다다닥~~~~~

냄비의 편리성 때문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그 물건에 대한 아련한 추억이 생각나서 

적지않은 어른들이 구입 해간다는 말도 들었어요.

 

설렘이는 양은 냄비가 정말 별로라고 생각 하는데....... 

 

그래도~ 가만히  뒤돌아보면

양은냄비와 함께 했던 어린시절의 맛있는 추억 만큼은  

매우 소중하고 귀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밥 끓여먹을 시간도 없이 바쁘게 생활 하시던 우리 부모님들..

그  와중에 참새처럼 입만 쩍쩍 벌리고 있는 자식들을 위해

더욱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었을 텐데....  

그때 양은냄비는 주방기구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을것 같아요.

어쩌면 그시절 양은냄비 속에는 단순히 먹을거리만 익고 있었던게 아니라

우리 부모님들의 말로 다 표현하지 못했던 사랑과 정성 그리고 애뜻함

그런것들이 함께 익어 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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